축구
FC서울 데얀, ‘태업 논란’ 씻고 홈 개막전서 결승골
속죄의 시간은 4분이면 충분했다. FC서울의 데얀(31)이 태업 논란을 씻고 9일 전남과의 홈 개막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터뜨렸다. 데얀은 경기 시작 4분 만에 몰리나가 올려준 프리킥을 백헤딩으로 방향을 돌려 골망을 갈랐다. 골을 넣은 후 데얀은 동료와 기쁨을 만끽했고, 벤치에 있던 최용수 서울 감독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환호했다. 여러가지로 의미있는 골이었다. 먼저 최용수 감독이 지난 4일 대구와의 개막전에서 지적했던 '태업 논란'을 한 방에 떨쳐냈다. 최 감독은 대구전에서 데얀을 전반 22분 만에 교체했고, 경기 후 "데얀의 플레이는 실망스러웠다. 감독과 선수들과의 약속을 저버렸다"고 강도있게 비난했다. 데얀이 시즌 전 현재 받는 연봉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을 제시한 중국프로축구팀의 이적 제안이 무산되면서 태업을 했다는 지적이었다. 지난 8일 홈 개막전 미디어데이에서 최 감독과 데얀은 "서로 오해였다"며 화해 장면을 연출했지만 깔끔하지는 못했다. 데얀의 골침묵이 길어졌다면 최 감독이나 데얀 모두 마음의 짐이 계속됐을 것이다. 최 감독은 경기 후 "지난주 데얀을 일찍 교체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오늘 데얀은 자신이 가진 경기력을 모두 보여줬다. 본래 모습으로 돌아와 기쁘게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데얀은 개막 2경기 만에 골을 터뜨리며 슬로스타터의 이미지를 깨뜨렸다. 데얀은 2009년 5경기 만에 골을 넣었고, 득점왕을 차지한 지난해에는 4경기 만에 첫 득점에 성공했다. 2010년 개막전에서 골을 넣은 것을 제외하고는 '슬로스타터' 별명이 따라다녔다. 데얀은 "첫 슈팅이 골이 돼 경기를 쉽게 풀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기 후 '이동국은 매 경기 골을 넣고 싶다고 했는데 본인은 어떤가' 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데얀은 "나는 매 경기 2골을 넣고 싶다"고 재치있는 멘트로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개인 타이틀보다 팀 성적이 우선이다. 지난해 득점왕을 차지했지만 팀은 3위였다. 2010년에는 득점왕은 하지 못했지만 리그와 컵대회에서 모두 우승했다. 골을 넣는 것도 좋지만 팀이 우승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감독의 기대에 걸맞은 정신자세를 보여줬다. 한용섭 기자 orange@joongang.co.kr사진=김민규 기자
2012.03.11 17:55